🟪음력 7월 보름, 우란분절(盂蘭盆節) 또는 백중(百中)의 의미
매년 음력 7월 보름이 우란분절 또는 백중 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실것입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날에 얽힌 목련존자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는 것도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짐작하고 계셨을 거예요!
우란분절은 단순히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날을 넘어, 돌아가신 부모님과 선대 7대 조상님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며 조상천도(祖上薦度)를 지내는 매우 특별한 날입니다. 불교의 5대 명절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죠.
참고로 불교의 4대 명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부처님오신날 (음 4/8)
출가절 (음 2/8)
성도절 (음 12/8)
열반절 (음 2/15)
🟦 백중과 우란분: 그 이름의 유래
우란분절은 백중 또는 백종이라고도 불립니다. '백중'이라는 이름은 이때쯤 과일과 채소가 풍성하게 나와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놓은 데서 유래했다고 해요. 절에서는 재(齋)를 올리고 공양을 드렸고, 민간에서는 100가지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노래와 춤을 즐기며 한바탕 잔치를 벌이기도 했죠.
반면, '우란분'은 '거꾸로 매어단다'는 뜻을 지닙니다. 즉,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는 것을 풀어 바르게 세움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효심으로 피어난 우란분절의 유래: 목련존자의 이야기
우란분절의 유래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신통력이 가장 뛰어났던 목련존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목련존자는 어린 시절 인도 왕사성의 부유한 집안 아들로 태어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중병에 걸려 돌아가시자, 목련존자는 어머니 청제부인에게 아버지를 위해 날마다 스님을 모셔서 공양을 베풀 것을 부탁하고 먼 지방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청제부인은 아들의 당부와는 달리, 대문에 "스님 출입 금함"이라는 글을 써 붙이고 매일 잔치를 열어 술과 춤으로 재산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3년 뒤 목련존자가 돌아왔을 때, 청제부인은 아들에게 "삼보(三寶)에 공양하느라 모든 재산을 다 써버렸다"고 거짓말을 했고, 며칠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목련존자는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고, 열심히 정진하여 **천안통(天眼通)**을 얻게 됩니다. 신통력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천상과 지옥 중생들을 살피던 목련존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 청제부인이 **아귀지옥(餓鬼地獄)**에 떨어져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었던 것이죠.
생전에 부처님을 비방하고, 살아있는 축생들을 죽여 제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춤과 노래를 즐겼던 죄, 그리고 다른 사람들까지 삿된 길로 이끌었던 죄로 인해, 어머니는 늘 주린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간절히 도움을 청했고,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음력 7월 보름날(하안거 해제일) 신선한 과일과 음식을 정성껏 마련하여 삼보께 지성으로 공양했습니다. 그 결과,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아귀지옥에서 벗어나 극락왕생할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 우란분절에 담긴 진정한 의미: 효(孝)와 무조건적인 사랑
우란분절은 단순히 조상천도의 제가 아니라 효행을 기본으로 한 바른 삶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목건련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불제자로서 부모에게 효성 있는 이는 항상 지금 있는 부모와 7대 선망조부모를 생각해 삼보에 공양하라. 또한 해마다 7월 보름날에는 특별히 살아있는 부모와 7대 선망 조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으로 우란분 공양을 차려서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여 나를 낳아 길러준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
이러한 가르침은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 바로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수미산 꼭대기 도리천의 제석천왕이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가져오라고 했을 때, 신하는 꽃과 아기, 그리고 어머니를 가져갔습니다. 꽃은 시들고 아기는 자라면서 변했지만, 아기 곁에서 젖을 먹이며 미소 짓던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한결같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며, 이는 마냥 베풀고 또 베풀기만 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인 것입니다.
어머니를 아귀지옥에서 구하고자 했던 목련존자의 효심이 만들어 낸 우란분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좋은 날입니다. 조상님 천도를 부처님 전에 기원하는 것 또한 효의 발로인 만큼, 이러한 지극정성으로 살아 계신 부모님에게 공경하고 효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인연으로 우리 모두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효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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